공직 근무지별 추억 회고

온천으로 유명한 관광지 수안보에 근무하다

hsw235 2026. 4. 28. 17:13

77년 12월 수안보 우체국으로 발령났다.

고향 미원에 공직 초임 발령 받은 지 1년 만에 네번 째 발령이니, 새내기 시절  얼마나 좌충우돌 하며 보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당시 수안보는 관광지였지만 충주에서 수안보까지 비포장 도로였고 다음 해 포장이 되었다.

그 때도 어머니께서 오시어, 이삿짐 싸서 같이 버스를 타고 타향살이 하러 수안보에 갔다.

 

하숙집을 구하려 했으나 하숙하는 집이 없어 여인숙에 방을 구했는데, 마침 그집 딸이 우체국에 근무했다.

그 집에서 군에 갈 때까지 있었는데 휴가 나와 들렀을 때, 남자분은 작고하셨다고 하여 애석해 하기도 했었다.

 

그 해 수안보 국장님은 정년이셨고, 청사를 신축해서 가자마자 기념식을 하느라 어수선 하고 낯설었다.

새로 부임하신 국장님은 군에 가서도 편지를 주고 받았고, 후에 연기 보은 우체국장 시절 퇴직 선배 초청행사 시 초대해서 오셨었고, 필자 정년 퇴직 무렵에는 사모님과 함께 수안보로 모시어, 같이 근무했던 직원하고 회포를 풀며 공직을 마무리 했다.

 

당시 근무환경을 회고해 보면, 집배원은 3명이었는데 그 중 2명은 동갑으로 일을 잘했으나, 또 한분은 지병이 있고 근무 태도가 약간 미흡하여 국장님이 걱정을 많이 했었다.

 

직장 분위기 조정을 위해, 두분에게는 나머지 한 분 하고도 같이 잘 지내도록 권유하는한편,  그 분에게는 국장님께서 일을 잘한다고 칭찬하시니 열심히 하시라고 말씀드리니까,그러냐고 하며 차차 일도 잘하고 직원들과 협조적이었다.

 

당시 수안보는 관광지라 여관이 많았고 호텔도 있었는데, 업소마다 전화 교환원이 있어 우체국하고는 유대가 잦았다.

군에 갈 무렵 직원들 야유회가 있었는데, 여러 업소에서 어떻게 알고는 음료와 과일을 사들고 와 협찬을 해주었다.

 

그 때 그 모습을 보고 지금의 전화 시장을 비교해서, 공직 40년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변화 발전한 분야가 전화산업이란 표현을 자주 하곤 했었는데 사실이다. 

전화가 귀한 시절이라 전화 신규 가입 신청 기간에는, 일찍 순번을 따려고 전날 밤부터 우체국 문 앞에 줄지어 대기하곤 했었다.

 

업무 끝나면 직원들과 회식을 자주 했었는데, 지금처럼 돼지고기 삼겹살을 마음놓고 못먹었고 내장 부속구이를 먹었다.

가격은 삼겹 한근 값이면 내장 세근을 먹을 수 있어, 공직자들이 감히 삼겹은 못먹고 내장을 주로 먹었다.

가끔 옆 테이블에서 삼겹살 굽는 냄새가 나면 군침을 흘리며 바라보곤 했었다.

이런 경험이 있어 우리나라가 삼겹살 먹기 시작한 지가 얼마 안된다고 주위에 이야기 하곤 했었다.

 

국장님은 충주에서 출퇴근 하셨는데 회식이 있는 날이면, 충주 집에 안 가시고 관사로 가시며  장기를 두자고 종종 하셨다.

필자 역시 싫지는 않았고 재미있게 장기를 두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국장 조카딸이 교환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장기 둘 때 자주 커피를 타 와 마신 기억이 있는데, 나중에 일고 보니 커피가 단순 커피가 아니었다.

당시는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후에 어느 날 체신청 주관 충남북 전직원 체육 행사 시에, 우연찮게 약주가 거나하신 그 국장님을 만났는데,  반갑다며 인사하고 하시는 말씀이 ' 그 때 미자가 너하고 결혼 했으면 얼마나 좋았냐고' 하시어 깜작 놀랐다.

나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고, 당시에는 퇴근 후 농협 직원들하고 자주 탁구치며 여직원을 좋아 했었는데, 언젠가 그 여직원을 좋지 않게  평했던 이유를 그제사 알아 차렸다.

훗날 퇴직 무렵 충주직원들 여러명이 그런 사실을 알고 말하기에, 젊은시절 추억을 되새기며 당시를 회상해 보았다.

 

수안보 근무시절에 고인이 된 죽마고우 원구 친구도 왔었고 친구들 여럿이 다녀갔다.

군에 입대전에는 지역에 인사다니던 중에, 당시 수안보 주먹으로 불리던 사람을 우연히 만났는데 군에 간다고 하니까, 대낮에 어느 중국집 지하로 데리고 가, 여태까지 먹어보지 못한 고급 요리에다 술을 사주어 실컷 먹고 취한 적이 있다.

마침 그날 저녁에 직원들이 관사에서 송별회를 해주기로 한 날이었는데, 술이 취해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실망을 안기고 군에 입대해 아쉬움이 많았다.

 

그 해 업무성적이 좋아 상을 받았다고 군에 있을 때, 국장님께서 편지로 알려주어 힘 든 군 생활에 활력이 되기도 했었다.

그 국장님은 아직 생존해 계시는데 90대이시다.

공직 초임시절 열심히 직장 생활하도록 가르침을 주신 은인이자 훌륭하신 국장님이시다.

평생 은인이신 국장님께 깊히 감사드리며 오래도록 건강하시기를 기원하며 옛 추억을 더듬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