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근무지별 추억 회고

좌충우돌 새내기 공무원 은인을 만나 살아나다

hsw235 2026. 4. 23. 17:16

충주우체국 조리계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아 열심히 배워가며 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직원들과 충돌이 잦았다.

 

먼저 두살 많은 선배와 시비가 붙어 싸움을 했고, 얼마 후엔 교환 계장하고 언쟁을 했다.

교환 계장은 부하 직원들이 많고 힘이 막강한 사람이었는데, 감히 새내기가 까불었으니 남들이 보면 기가 찰 노릇이었다.

 

학창시절엔 누구와 다툼 한번 없이 모범생으로 생활했지만, 직장에선 업무 때문에 직접 부딪혀야 하니까 시비 거리가 되곤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의욕만 앞서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 판단되었다.

 

충주로 간 지 얼마 안되어 두번이나 사고를 쳤으니, 적성에 맞지 않나 생각도 되고 겁이나 대책없이 무작정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표를 내고는 출근도 안하고 이틀 간 하숙집에서 있었다.

 

이틀 쉬고 3일 째 되는 날 선배분 한데 전화가 왔다.

이 분은 청주에서 충주로 갈 때 충주 지인들에게, 후배가 가니까 잘 좀 도와 주라고 해주신 분인데, 그 후 승진해서 충주로 와 계장하면서 예비군 중대장까지 맡아가며, 상사에게 인정을 듬뿍 받고 활발하게 직장생활 하고 계시는 분이었다.

 

전화로  선배분이 하시는 말씀이, 사표를 낼 땐 내더라도 이런 일로 내면 안되는 거고,  이를 수습한 다음에 사표를 내라고 하시며 일단 사무실로 나오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 맞는 거 같고 딱히 당장 할 일도 없는 터라 모른척하고 사무실에 나갔다.

 

사무실에 도착하여 복도를 지나 가는데, 앞에 인사계장인 서무계장하고 선배분이 앞에 걸어가며, '홍석원이 어떻게 할거냐'고 서무계장이 물으니까, 선배분 하시는 말씀이 '자기가 만나 볼 테니 사표 처리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하는 대화 내용을 들었다.

 

그 날 퇴근 후에 선배분이 술 한잔 사주시며, 인생 경험과 직장 생활 노하우를 알려 주시어 다시 근무하게 되었고, 그 후 열과 성을 다하며 40년 넘게 근무하고,  임지마다 일도 많이 하고 일등우체국을 실현하며 퇴직 시 훈장까지 받고 정년 퇴직하였다.

 

선배분의 또 하나의 큰 도움은, 그 때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안있어 승진 자리가 하나 있었는데, 충주 사람하고 경합이 되었다.

이 직원도 연초 전직원 윷놀이 할 때 사고를 친 이력이 있지만 충주 출신이라 인맥이 좋아 쉽지 않은 게임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선배분이 '홍석원인 3개월 있다 군대가는데 가기 전에 승진하고 가면 얼마나 이득이 되고, 상대는 겨우 3개월 늦는 거 아니냐'고 설득하여, 결국 승진하고  군에 가서 군대 생활 기간 동안 경력이 되어서, 단계별로 승진 시 동기들 보다 빨리 앞서 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그 선배분하고는  지금까지 자주 뵙고 만나는 사이로 지내고 있는데, 직장에서 제일 중요한 시기에 도움을 받은 첫번 째 은인이다.

 

군인시절 한번은 휴가 나와서 전화를 했더니만, 몇 시에 우체국으로 오라고 해서 가니까 그 분은 안계시고 창구 여직원이, 밖에 출장 나갔는데 '군인이 오면 꼭 기다리라'고 했다며, 기다리라고 해서 배고픈 시절 맛있게 얻어 먹은 기억이 있다.

 

군 제대 후 충주로 복직했는데 청주로 전입 올 때도 그분 역할이 컸고, 와서도 당시 활발히 활동하는 다른 선배분 하고  자리를 마련 해줘, 지금까지 그분하고도 자주 만나 가며 절친하게 지내고 있다.

 

몇 십년이 지난 후 보은 우체국장 시절 그 때의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당시 서무계장님과 선배분 등 여러명을 초대해서,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 하며 즐거운 자리를 갖기도 했었다.

 

돌이켜 보면 그 때 그 선배분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다시금 무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선배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