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근무지별 추억 회고

객지에서 공직 생활이 시작되다

hsw235 2026. 4. 19. 17:00

고향에 첫 발령을 받은 지 3개월만에  충주로 발령을 받고, 어머님과 함께 이삿짐을 버스에 싣고 우체국 인근에 하숙집을 구했다.

이제 비로소 사회 생활을 하는구나 생각이 들고 낯설고 두려웠다.

 

발령난 부서가 회계계인데 담당업무는 전화요금 집계해서 고지서를 발급하는 일이었다.

아마, 상업학교를 나와 주산을 잘할 것으로 알고 발령한 듯 했다.

그런데 주산은 고등학교 1학년 때 3급 자격을 딴게 전부라 또 어려움이 봉착됐다.

아침에 출근하면서부터 하루종일 주판으로 고지서 집게하는 작업인데, 아직 공직 생활이 다저지지 않아 쉽지 않았다.

 

객지이지만 청주우체국에서 학교 선배분들이, 충주 지인들에게 후배이니 잘좀 도와주라고 전화를 해 그래도 위안이 되었다.

그렇지만 담당업무가 하루동일 주판알을 튕기는 일이라, 공직 생활이 몸에 배지도 않은 젊은 청춘에게는 난관이었다.

 

하루는 전화요금 녹음 방송을 틀고 시내 곳곳에 다니는 임무를 부여 받았는데, 당시 차가 찝차여서 앞자리는 국장 자리이니 절대 타지 말라고 과장님께서 엄격히 지시하셨다.

훗날 생각해 보니 그 당시는 차도 귀하였지만 상하간 계급 의식이 엄격해 그렇게 지시를 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런데 아뿔싸 그 곳에서도 부적격자라고 낙인되어 한 달만에 또 업무과 조리계로 발령을 받았다.

한 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발령을 자주 받다 보니 내가 무능해서 그런가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조리계는 업무과 선임 부서로 전화 가입과 봉급, 전화 점검, 전화 수요조사를 하는 부서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었다.

담당업무는 전화 수요조사와 전화 점검을 하는 일이었는데,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공직 생활 시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담당 계장님이 청주분이었는데  정도 많고 자상하시어 즐겁게 생활했다.

퇴근하면 계별로 회식도 재미있게 하고 직장생활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

직장 선배분 중에 부인이 당시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시어 퇴근 후에 자주 들르곤 했는데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하다.

 

당시는 자석식 전화로 전화가 귀한 시절이라 전화 가입 담당에게는 고객들이 음료를 자주 사다주곤 했었다.

봉급 날에는 업무과 100여명이 봉급을 찾으러 오곤 했는데, 교환실 여직원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고 분위기가 달랐다.

 

어느날은 모르는 사람한데 전화가 와 반 강제적으로 책을 사라고 강권하여, 선배들에게 물으니 안 살수 없으니까 싼거로 하나 사라고 해서 샀는데, 이게 사회인가 보다 배우기 시작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