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란 역병 때문에 그동안 만나지 못하고 몇 해 동안 미루어 왔던 고교동창 가을 여행을 즐겁고 행복하게 다녀왔다.
여행지는 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한 정동진의 바다 부채길이다.
정동진이란 지명은 조선 시대에 한양의 경복궁 정동 쪽에 있는 바닷가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고 전해 온다.
정동진에서 가장 볼만한 경치는 장엄한 일출인데 정동진의 해돗이 시간에 맞추어 청량리에서 매일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고 한다.
부채길이란 이름은 탐방로가 위치한 지형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놓은 모양과 같다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임원진에서 몇 달 전에 날짜를 잡아놓고 사전답사와 치밀한 계획을 세워 모두가 행복한 여행을 하였다.
오래전에 날을 잡아 일기 예측이 어려웠는데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나 보니, 부슬부슬 가을비가 내리고 있어 걱정도 되었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으리라 믿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지로 갔다.
졸업한 지가 50년이 되다 보니 모습이 서로 많이 변하여 희미한 기억으로 통성명을 해가며 인사를 하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다.
학창시절 같은 반을 했거나 자주 만났으면 모를까 그렇지않은 동창들끼리는 모를 수밖에 없는 많은 세월이 흘렀음을 부인할 수 없다.
회장이 인사말을 하며 비 오는 걸 부정으로 보지 말고 비 오는 여행도 낭만이 있으니 긍정으로 보자며 분위기를 돋구었다.
출발하며 주최 측에서 준비한 음식과 음료를 마시는데 친구들 모습과 행동이 예전과 다르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전에는 출발할 때부터 술을 즐기는 친구들은 주량을 자랑하며 술 예찬을 하곤 했었는데, 이젠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그런 친구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수도권 동창들은 강릉에서 합류했는데 우산 쓰고 걸어오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저 모습이 바로 나란 생각에 지난 세월이 야속하기도 하여 학창시절을 회상해보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출발지에서 입장료를 받는데 신분증을 제시하니까 무료입장이라 하여 우선은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쓸쓸한 생각도 들었다.
해안가로 이어지는 부채 길은 오르내리는 데크 계단이 많아 사고 위험은 있었지만, 내륙사람들에게 바다의 정취는 장관이었다.
일부 동창들은 다리가 안 좋고 거동이 불편해 보여 안타까웠는데, 남의 일 같지 않았고 머지않아 내 모습 나의 길이란 생각이 들었다.
부상자 없이 해안가 코스를 마무리하고 예약한 식당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덕담을 나누고 몇십 년 전 추억을 되새기며 정을 나누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마이크를 잡고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하며 무사히 도착하여 하루의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마치고 다음을 기약했다.
대성고 36회 친구들의 건강과 가정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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