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고 있는 아들 녀석이 온다고 하여 밤잠을 설쳐가며 기다리다 설렘과 그리움을 앉고 아내와 함께 인천공항에 갔다.
몇 시간 후면 집에서 편하게 만날 수도 있지만, 오랜만의 만남이라 빨리 보고 싶기도 하고 장거리 비행에서 지친 아들을 환대하며, 입국장에서 나오는 아들의 모습을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서다.
이번에도 지난번같이 공항 2 터미널이겠지 하고 갔는데, 아들이 알려준 시간의 비행기가 없어 당황이 되어 안내원에게 물으니, 1터미널이라 하여 공항 순환 버스를 타고 급하게 이동했다.
그날 미국에서 오는 비행기가 모두 지연되어 다행히 늦지는 않았고, 입국장에서 나오는 아들의 가슴 벅찬 모습을 포착할 수 있어서 공항에 간 보람이 헛되지 않아 안도했다.
하마터면 공항까지 갔다가 입국장면도 못 보고 설상가상 전화가 바로 안 되면 끔찍한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었는데 천만다행이었다.
짧은 일정으로 온다기에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내며 추억으로 남길까 하고 아내와 의논하였지만 모든 걸 아들 일정에 맞추기로 했다.
아들은 우리의 생각대로 바닷가나 유명장소를 가기보다는 지난번처럼 옛날 어린 시절 추억이 있는 곳을 가기 원했다.
우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셨던 미원면 인근 속리산으로 정했다.
속리산에서 우리는 법주사하고 세조 길을 가자고 하니까 아들은 인터넷으로 검색하더니 속리산 테마파크 모노레일을 타자고 했다.
먼저 법주사에 들러 참배도 하며 곳곳을 둘러보고 나니 점심때가 되어, 우체국 인근 맛집에 들러 산채정식을 주문했는데 반찬이 여러 가지 많이 나오자 아들은 연신 감탄하며 사진찍기에 바빴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모노레일을 타러 갔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아 별로라 생각하고, 타고 갔다 바로 내려오려 했는데 정상에 도착하니 카페가 있고 주변 경관이 환상적이라, 시간을 연장해가며 셋이 오붓하게 경치를 즐기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었다.
그곳 옥상에서 속리산 최고봉인 천왕봉과 문장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멀리 명산을 바라보며 소원도 빌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또 다른 일정은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를 비롯한 조상 성묘하면서 생전의 추억을 얘기하며 음덕을 기리고 뿌리의 추억을 만들었다.
음식은 엄마가 해준 게 먹고 싶다 하여 아내가 예전에 아이들이 먹었던 반찬을 해주어 맛있게 먹었고, 시내 음식점은 자기가 옛날 먹었던 곳에 갔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시대에 뒤처지고 별로였지만 아들은 그 음식이 그립다고 했다.
마지막 일정으로 추억을 오래도록 남기고자 시내 포토젼에서 모자와 안경 등 여러 가지 소품을 써가며 사진을 찍어 나누어 가졌다
짧은 일정을 아쉽게 끝내고 다시 공항에 가 환송하고 왔는데, 아들은 웃으며 손 흔들고 떠났지만 우리는 돌아오는 마음이 무거웠다.
열 몇 시간의 비행 끝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에 ‘사랑한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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